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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치과, 우리동네 팔달문 치과 방문기

by 인사이드K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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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몸도 마음도 약해진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에 우리가 마주한 한 사람의 태도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입구도 보이지 않던 그곳, 나를 따뜻하게 받아준 진짜 치과 이야기"

수원치과, 우리동네 팔달문 치과 방문기

 

수원치과 우리동네 팔달문 치과 방문기
수원치과 우리동네 팔달문 치과 방문기

 

2022년 가을, 암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나는
겨우 걸을 수 있는 몸을 이끌고 등산 스틱 두 개에 의지한 채

집 근처 치과를 찾았다.

 

수술 당시에 마취 상태에서 입에 물고 있던 기구가 자극을 많이 주었는지 

앞니의 보철물이 많이 헐거워져서 이미 약속된 치과에 가기에는 거리감도 있었고

건강도 따라주지 않아서 근처 치과에서 간단하게라도 보철물을 고정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story 1.  성실한 페이닥터, 드디어 나만의 치과를 열다

수술 전부터 치료받았던 치과는 두시간 거리에 있었다.

난 이 치과의사를 학생 때부터 지켜봐왔었고

페이닥터 시절 또한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성실하고 무엇이든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치과를 오픈하면 환자가 되어서 찾아가겠노라고 약속까지 하게 되었었다.

 

드디어 그녀의 치과가 오픈되었고 난 기꺼이 그녀의 환자가 되어

잇몸치료도, 타박상으로 죽어버린 신경치료도 기쁘게 페이를 지불하면서

그 먼 거리를 소풍 가듯 찾아갔었다.

 

치료가 끝날 무렵 기존 보철물을 다시 치료받기로 예약을 했으나

난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 약속이 더 뒤로 뒤로 미루어졌다.

수술 후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독한 감기까지 찾아와 긴 겨울을 고스란히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story 2.  낯선 원칙 앞에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날

난 그저 헐거워진 보철물만 간단히 붙이고 싶었을 뿐이다.

한 발 한 발 등산 스틱에 몸을 의지하여

저 길 건너 보이는 오래된 상가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치과에 도착하니

나이 지긋한 여러 사람이 대기실에 쭉 앉아있다.

 

데스크에 가서 약속된 치과가 있고 수술 때문에 보철물이 떨어져서 

당분간은 사용해야 하니 보철물을 붙이는 진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

찬란한 불빛 아래 앉아있던 직원이 엑스레이 없으면 진료가 안 된다며
엑스레이를 찍자고 했다.

 

난 크게 문제가 안된다면 얼마 전에 치료받으면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았고

예약도 되어 있으니 지금 불편한 보철물만 붙이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 직원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마치 자기의 뜻이 아니라는 듯이

"우리 원장님은 엑스레이 없이는 환자 안 보세요. 엑스레이 찍는다면 접수하고요.. 안 찍으면 접수 안됩니다."

나는 얼마 전에 치료받으면서 엑스레이 찍었었고, 또 치료가 예약된 치과가 있음을 알려도

데스크를 통과하지 못했다.

 

순간 구맹주산( 狗猛酒酸 )이 떠올랐지만 그러나 여긴 정말 그 진정한 뜻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맹주산 뜻풀이 보러가기

두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그 많던 치과가 왜 이렇게 눈에 안보일까  생각하다

어느 꽃집 앞에 섰다.

 

 

story 3.  약국과 꽃집 화분사이의 이층 계단을 올라 치과를 만나다.

약국과 꽃집 화분사이 이층 계단을 올라 치과를 만나다
약국과 꽃집 화분사이 이층 계단을 올라 치과를 만나다

 

 

시장에 가는 길에 항상 마주치는 꽃 집

꽃 화분이 인도까지 나와있는지라 그 꽃의 유혹에 못 견뎌 예닐곱 번이나 꽃을 구입했었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이곳에 살면서도 몰랐었는데

그 꽃집 화분 사이로 보이는 빛바랜 나무에 새겨진 낡은 치과 간판.....

 

어라 여기에 치과가 있었네... 그런데 지금도 치과를 하는 것일까? 

빼곡한 꽃 화분 사이를 지나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수 있는 이층에 이르는 계단!

나는 그렇게 천국에 오르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 듯 치과의 문에 다다랐다.

 

 

 

story 4.  소박함 속 정성과 배려, 그것이 진료의 본질 

소박함 속 정성과 배려가 돋보이는 치과 관련
소박함과 정성과 배려가 돋보이는 치과

 

 

 

수술 후 실밥도 제거하지 않고 치과에 방문한 상황이라서

엉거주춤한 내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도 상상이 되어

접수를 받고있는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상당히 능숙하고 차분하고 명료하게

그 치과위생사는 내 말을 재차 확인까지 한다.

편안하게 수용하는 그 모습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난 안내된 진료실 의자에 앉았다.

치과위생사협회 치과위생사 알아보기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www.kdha.or.kr

 


잠시 후 만나뵌 원장님은 
내 보철 상태를 살펴보며 담당 치과위생사에게 어떤 약물을 이러이러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신다

그러면서

“상황이 여의치않고 또 떨어진다면 참지 말고 언제든 오세요.”

다니는 치과가 먼곳에 있고 아픈 상태에서 또 떨어진다면으로 언제든 오라는 배려이다.

어떤 치과에서는 나의 사정을 끝까지 말할 기회도 주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내 몸과 마음을 먼저 배려해 주었다.

 

그 후로도 나는 두번정도 그 치과를 찾게 되었다.

한결 같은 모습으로 

대기실엔 생수 한 병, 종이컵 몇 개, 그리고 조그마한 사탕 그릇.
오래된 가구들, 진료를 안내하는 접수처 기록들, 작은 화분들까지
그 무엇도 새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게 따뜻했다.

 

격자무늬 창문 너머로는 보이는 수원 팔달문
팔달문 옆을 묵묵히 지키는 이 모든 존재!

감사함이 저절로 우러나온다.

치과의사 되는 길 (치의학이란, 치과의사업무범위,무엇을 배우나, 졸업후 진로)

 

KDA

 

www.kda.or.kr

 

 

story 5.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 치과의사 

며칠 전, 이 따뜻한 공간을 여기 저기에 알리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요청드렸다.
그러나 원장님은 조용히 손사래를 치셨다.

결국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이제 나이도 있고,
그냥 이렇게 하다가… 한 2년 정도 더 하고 들어가야지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저 말고 우리 후배들에게 잘해주세요."라는 말에 나는 후배분이 누구실까요라고 물었다.

"꼭 누구를 말하는 건 아니고 후배 치과의사들요.”

 

순간 깜짝 놀랬다.
자신을 알리고 드러내기 보다

그 어떤 상황에서든 남은 후배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진심어린 그 마음에 말이다.

후배들은 알고 있을까?

그리고 학연 조차도 따지지 않고 후배들로 칭하며 미소짓는 그 모습이

뭐라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인품이다. 

 

눈물이 왈칵 솟아오르는 것을 참으며 뒤돌아서서 생각하기를...

그래, 진정한 치과의사라면 이런 모습이어야지

내가 아는 그 시절의 치과의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니 난 어쩌면 이런 모습을 정해놓고 치과를 방문하는지도 모른다.


의료란 결국 사람을 향한 것이고,
기본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새삼 다시 깨달으며

 

아직 세상엔 이런 진짜 치과의사가 있다는 것을
내 이웃에게 또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도 이 따뜻한 온기를 꼭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아픔 속에서의 다독다독

굳이 행동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태도와 손끝과 마음에서 전해지고 전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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